AI 부부 첫 감염…사람간 전파가능성 비상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285642 매일경제 원문보기
◆ 2대 악재`에 떠는 中ㆍ日 ◆
상하이 등 중국 남부에서만 발생하던 H7N9형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환자가 상하이와 1300㎞ 떨어진 북부 베이징에서 발견됐다. 또 중부 허난성 정저우에서도 2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남부만 아니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다.
게다가 상하이에서는 한 부부가 연이어 H7N9형 AI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신종 AI 확산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게 된 셈이다.
14일 중국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H7N9형 AI 확진 환자는 5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1명은 이미 사망했다.
지난 13일 중국 CCTV에 따르면 중국질병통제센터는 베이징 디탄병원에서 치료 중인 7세 여자 어린이 환자가 H7N9형 AI 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여자아이의 아버지는 닭 등 가금류 판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부 허난성 정저우에서는 34세, 65세 환자가 각각 AI 환자로 판명돼 새롭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껏 신종 AI 환자의 발병지는 주로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 삼각주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는 창장 삼각주 이외 지역도 H7N9형 AI 환자가 속속 발견되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 보건당국은 베이징, 허베이성을 비롯한 북부 지역이 봄철에 접어들면서 남쪽의 철새들이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함에 따라 H7N9형 AI가 북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오던 차였다.
중국 정부는 인구가 2000만명에 달하는 수도 베이징에서 H7N9형 AI가 확산되면 사회적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방역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출현함에 따라 생(生)가금류 유통 시장을 폐쇄했다. 또 허베이성 보건당국은 친황다오, 헝수이후, 바이양뎬 등 철새들이 집중적으로 도래하는 3곳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상하이에서는 부부가 모두 전염된 사례가 나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3일 H7N9형 AI 확진 환자 위 모씨의 남편인 구 모씨 역시 H7N9형 AI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중국에서 가족 등 H7N9형 AI 환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사람이 연이어 H7N9형 AI에 걸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아직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며 안심시키려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계속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신종 AI가 사람 간에 전파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발생한 부부 감염은 부부가 동일한 환경에 노출돼 발생한 감염으로 보고 있다"며 "사람 간 전염이라면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감염자가 생겨야 하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향후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될 경우 정부는 전파 확산 속도를 감안해 감염 관련 대응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도 "현재로선 부부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가금류에 개별적으로 접촉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통 오염원에 함께 노출된 경우는 사람 간 전파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 간 전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역학조사와 함께 환자에게서 바이러스를 추출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한다. 각 환자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다르다면 사람 간 전염으로 보지 않는다.
김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비축한 항바이러스제가 아직도 충분하고 이번 신종 AI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