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감기 악화’ 사실이었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교수, 상관관계 연구 의학적 규명
황사에 노출되면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고 종래의 감기를 악화시킨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팀은 가장 흔한 감기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와 황사와의 상관 관계를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장 교수팀은 사람의 코 점막에서 떼어낸
상피세포를 배양해 ▲일반 코 점막 상피세포(실험 대조군) ▲황사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상피세포 ▲리노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피세포 ▲리노바이러스 감염 후 황사에 노출시킨 상피세포 등으로 나눠 감기와 관련된 염증 물질(IFN-γ, IL-1β, IL-6, IL-8)의 복제율과 분비량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 염증 물질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방어 차원에서 자신과 똑같은 염증 매개 물질을 많이 복제해 내고 분비량도 증가시키는 원리를 이용했다. 만약 복제율과 분비량이 올라갔다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 수치가 높을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 어떤 것에도 감염되지 않은 세포의 염증 물질 복제율을 100%로 봤을 때 황사에만 노출된 세포는 140∼175%, 리노(감기)바이러스에만 노출된 경우는 123∼164%의 수치를 보였다. 특히 감기 바이러스 감염 후 황사에 노출시킨 경우에는 151∼337% 수준으로 수치가 급상승했다. 아무 것에도 노출되지 않은 코 점막 상피세포에 비해 2~3배의 염증 매개 물질을 복제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각 염증 매개 물질의 분비량도 각각 황사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에 증가했다. 감기 바이러스 감염 후 황사 미세먼지에 노출된 실험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분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사와 감기 바이러스 모두에 노출된 경우에는 감기 바이러스에만 노출된 경우에 비해 감기 바이러스의 증식이 27.5배가량 더 증가했다. 장 교수는 "황사 노출의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감기 환자라면 심한 황사가 나타날 때에는 외출을 삼가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물론 식염수로 코와 목도 세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흡입 독성학(Inhalation Toxi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